작년 9월, 걸그룹 걸스데이 출신 배우 혜리가 미국 델타항공(Delta Air Lines)에서 퍼스트 클래스 좌석을 예약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버부킹으로 인해 이코노미 좌석으로 옮겨 타야 했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혜리 뿐만 아니라 많은 여행객들이 항공사 오버부킹으로 인해 불편을 겪고 있는데요.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같은 우리나라의 항공사들에서는 비교적 보기 드문 일이긴 하지만, 외항사에서는 굉장히 흔한 일입니다. 미국 교통부의 통계 자료에 의하면, 2022년 한 해 동안 미국 10대 항공사에서 25,000명이 넘는 승객들이 오버부킹 때문에 제 시간에 비행기를 타지 못했다고 하니까요.
항공사 오버부킹(Overbooking)은 항공사가 판매하는 좌석보다 더 많은 항공권을 판매하는 관행을 말하는데요. “내 돈 주고 산 항공권인데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거지?”라는 의문이 드는 것은 당연합니다. 오늘 이 글에서는 항공사가 왜 오버부킹을 하는지, 오버부킹으로 인해 벌어질 수 있는 상황, 그리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자세히 살펴보려고 합니다.
오늘 알아볼 내용
항공사 오버부킹, 왜 하는 걸까요?
항공사 오버부킹이란 항공사가 실제 항공기 좌석 수보다 더 많은 항공권을 판매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100석 짜리 비행기에 105장의 항공권을 판매하는 것이죠. “그럼 5명은 어떻게 되는 거지?”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는데요. 항공사는 예약 후 탑승하지 않는 승객, 즉 ‘노쇼(No-show)' 승객이 발생할 가능성을 고려하여 오버부킹을 합니다.
노쇼는 다양한 이유로 생깁니다. 갑작스러운 사정으로 비행기 탑승을 포기하는 경우, 다른 항공편으로 변경하는 경우, 또는 단순히 늦잠을 자서 제 시간에 탑승하지 못하는 경우 등이 있죠. 항공사 입장에서는 이러한 노쇼 승객 때문에 빈 좌석이 생기면 그만큼 손해를 보게 됩니다. 따라서 오버부킹을 통해 좌석 점유율을 최대화하고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것입니다.
오버부킹 관련 용어
- 노쇼 (No-show): 항공편 예약 후 탑승하지 않는 승객
- 범핑 (Bumping): 오버부킹으로 인해 좌석이 부족하여 탑승이 거부되는 것
- 자발적 범핑: 항공사의 제안에 따라 자발적으로 탑승을 포기하는 것
- 비자발적 범핑: 항공사에 의해 강제로 탑승이 거부되는 것
오버부킹을 하는 이유
앞서 언급했듯이, 항공사가 오버부킹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노쇼 승객 발생으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하고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그 외에도 몇 가지 이유가 더 있습니다.
a) 수익 극대화
항공사는 빈 좌석 하나하나가 곧 손해로 이어집니다. 항공기 운항에는 막대한 고정 비용 (항공기 유지 보수, 인건비, 공항 사용료 등)이 소요되는데, 좌석이 비어있는 상태로 운항한다면 이러한 비용을 충당하기 어려워지죠. 따라서, 오버부킹을 하면 좌석 점유율을 높이면 항공편 당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쉽게 예를 들자면, 100석 짜리 비행기의 좌석 가격이 10만원이고 이 중 5석이 비어있다면, 총 50만원을 손해 보는 셈입니다. 하지만 오버부킹을 통해 이 5석을 채운다면 50만원의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죠.
b) 노쇼(No-show) 방지
노쇼는 항공사 수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입니다. 갑작스러운 일정 변경, 항공편 연결 문제, 개인적인 사정 등으로 인해 승객들이 예약을 취소하거나 탑승하지 않곤 하는데요. 항공사는 과거 데이터를 분석하여 노쇼 발생률을 예측하고, 이를 바탕으로 오버부킹 규모를 결정합니다. 오버부킹을 통해 노쇼로 인한 빈 좌석 발생 가능성을 줄이고, 수익 감소를 최소화할 수 있죠.
c) 운영 효율성 증대
항공편 운영은 매우 복잡하고 변수가 많습니다. 기상 악화, 항공기 정비 문제, 항공 교통량 등 예측 불가능한 상황들이 발생할 수 있죠. 오버부킹은 이러한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예를 들어, 항공기 결함으로 인해 좌석 수가 줄어든 경우, 오버부킹된 승객을 다른 항공편으로 배정하여 운항 차질을 최소화할 수 있답니다.
d) 마지막 순간 티켓 판매
출발 직전까지 빈 좌석이 남아있는 경우, 항공사는 이를 ‘땡처리 티켓'으로 판매하여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오버부킹은 땡처리 티켓 판매 가능성을 높여줍니다.
오버부킹은 불법일까?
놀랍지만 항공사 오버부킹은 불법이 아닙니다. 항공사들은 자체 약관에 오버부킹에 대한 내용을 명시하고 있으며, 국내외 법규에서도 일정 조건 하에 오버부킹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즉, 오버부킹은 항공사의 수익 창출 전략이며, 법적으로도 허용되는 관행입니다. 하지만 승객 입장에서는 황당할 수 있죠. 따라서,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비행기 탑승 전에 오버부킹에 대한 적절한 대처법을 알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오버부킹 대처 방법
오버부킹은 항공사의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판매 전략일 수 있지만, 승객 입장에서는 여행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는 불편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처한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답니다.
오버부킹 발생 시 대처 요령
- 침착하게 상황 파악하기: 오버부킹에 대한 안내를 받았다면, 먼저 항공사 직원에게 현재의 상황과 대처 방법에 대해 자세히 물어보세요.
- 권리 주장: 오버부킹으로 인해 탑승이 거부될 경우, 항공사는 대체 항공편 제공 및 보상을 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 자발적 범핑 제안 확인: 항공사에서 자발적 범핑을 제안한다면, 보상 내용 (환불 금액, 숙소 및 식사 바우처, 마일리지 등)과 대체 항공편의 조건 (시간, 경유 여부, 좌석 등급 등)을 꼼꼼히 확인하고 신중하게 결정하세요.
- 증거 확보: 오버부킹 상황에 대한 증거를 확보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녹음, 사진 촬영 등을 통해 상황을 기록하고, 담당 항공사 직원의 이름과 연락처를 메모해 두세요.
오버부킹을 최대한 피하고 싶다면?
- 사전 좌석 지정 및 온라인 체크인: 오버부킹은 좌석을 지정하지 않은 경우 많이 일어납니다. 그러니 항공권을 예약할 때 좌석을 미리 지정하고, 온라인 체크인을 통해 탑승 수속을 빠르게 완료하는 것이 좋습니다.
- 항공사 멤버십 가입 및 마일리지 적립: 항공사 멤버십에 가입하고 마일리지를 적립하면 오버부킹 발생 시 우선 탑승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 여행자 보험 가입: 여행자 보험에 가입하면 오버부킹으로 인한 항공편 지연, 수하물 분실 등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 항공권 예약 시 오버부킹 관련 약관 확인: 항공권 예약 전에 항공사의 오버부킹 관련 약관을 꼼꼼하게 확인하여, 오버부킹 발생 시 어떤 권리가 있는지 미리 알아두면 도움됩니다.
마치며
지금까지 오버부킹이 무엇인지, 이유, 그리고 대처법에 대해 자세히 살펴봤는데요. 오버부킹은 국내에서는 비교적 적게 일어나는 편이고 항공사 측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하는 편이지만, 외국 항공사에서는 비교적 빈번하게 일어나곤 합니다. 따라서, 오버부킹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처법까지 꼼꼼히 알아둔다면 여행 계획에 큰 차질 없이 즐겁게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항공사 오버부킹 보상 지침은 각 항공사의 공식 홈페이지를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