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 착륙하던 제주항공 여객기가 활주로 외벽과 충돌하며 179명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간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참고: BBC 기사). 이 사고의 원인 중 하나로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항공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는데요,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사고 당일 무안공항 관제탑은 제주항공기에 버드 스트라이크를 경고했고, 곧바로 기장이 ‘메이데이'를 발령했다고 합니다.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는 비행 중인 항공기와 새가 충돌하는 사고인데요, 단순히 새와 부딪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엔진 고장이나 기체 파손 등 훨씬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 이번 제주항공 사고처럼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도 있죠. 더욱 놀라운 사실은 버드 스트라이크가 우리 생각보다 훨씬 자주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수많은 버드 스트라이크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항공 업계는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큰 문제는 버드 스트라이크가 승객과 승무원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버드 스트라이크는 왜 이렇게 위험한 걸까요? 또 항공기는 정확히 어떤 손상을 입게 될까요? 그리고 실제로 어떤 사고들이 있었을까요? 오늘은 버드 스트라이크에 대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오늘 알아볼 내용
버드 스트라이크, 왜 위험할까?
비행기가 새와 부딪히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겨우 새 한 마리?'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버드 스트라이크는 생각보다 훨씬 위험합니다. 비행기의 크기나 새의 종류에 따라 피해 정도는 다르지만, 최악의 경우에는 제주항공 사고처럼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버드 스트라이크로 인한 피해
버드 스트라이크가 발생하면 항공기는 주로 엔진, 조종석 유리창, 기체 계기판 등에 손상을 입게 되는데, 심각하면 급격한 감압이나 착륙 장치 고장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a) 엔진 고장
새가 엔진 안으로 빨려 들어가면 엔진이 고장 나거나 불이 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이륙 직후나 착륙 직전처럼 엔진 출력이 높을 때 버드 스트라이크가 발생하면 더욱 위험합니다. 최악의 경우 엔진 고장으로 인해 비행기가 추락할 수도 있습니다.
b) 조종석 유리창 파손
새가 조종석 유리창에 부딪혀 깨지면 조종사가 다치거나 앞이 잘 보이지 않아 비행기를 조종하기 어려워집니다. 심하면 조종 불능 상태에 빠져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c) 기체 손상
새와의 충돌로 비행기 날개나 몸체가 손상될 수 있습니다 마치 자동차 사고처럼 말이죠. 이렇게 되면 비행기의 규형이 깨져 안전하게 비행하기 어려워지고, 심하면 추락할 수도 있습니다.
d) 급격한 감압
높은 고도에서 비해애 중일 때 새와 충돌하여 비행기 외부에 구멍이 생기면 기내 압력이 갑자기 낮아지는 ‘급격한 감압' 현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e) 착륙 장치 고장
새가 착륙 장치에 부딪히면 착륙 장치가 고장 나서 착륙 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버드 스트라이크, 언제 조심해야 할까?
버드 스트라이크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지만, 특히 이륙할 때, 착률할 때, 그리고 낮게 날 때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때 비행기가 낮게 날기 때문에 새와 마주칠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입니다. 또한, 새들이 주로 낮에 활동하기 때문에 버드 스트라이크 사고도 낮에 더 많이 발생합니다.
실제로 일어난 버드 스트라이크 사고들
- ‘허드슨 강의 기적': 2009년 1월, 뉴욕에서 출발한 비행기가 새떼와 부딪혀 엔진이 멈춰 버렸습니다. 다행히 기장의 침착한 대처로 허드슨 강에 무사히 착륙하여 탑승객 전원이 구조되었죠. 이 사건을 영화로도 만들어졌을만큼 유명한 사건입니다.
- 뭄바이 에미레이트 항공 사건: 2024년 5월에는 뭄바이 공항에 착륙하던 비행기가 플라밍고 떼와 충돌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이 사고로 비행기가 손상되고 플라밍고 40여 마리가 죽었으며, 비행기는 긴급 착륙해야 했죠.
버드 스트라이크, 어떻게 예방할까?
버드 스트라이크는 정말 위험한 사고이지만, 다행히 예방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습니다. 항공기 제작사, 공항, 항공사, 조종사, 정비사까지 모두 힘을 합쳐 버드 스트라이크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그럼 어떤 방법들이 있는지 살펴볼까요?
항공기 제작사의 노력
항공기 제작사에서는 새와 부딪히더라도 비행기가 안전할 수 있도록 튼튼하게 만듭니다.
- 엔진 튼튼하게 만들기: 새가 엔진에 빨려 들어가도 엔진이 멈추거나 폭발하지 않도록 튼튼하게 만들고, 안전 장치도 개발합니다. 최근에는 새가 엔진에 부딪히는 상황을 가정하여 엔진의 내구성을 시험하는 ‘버드 스트라이크 테스트'를 거친 엔진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 기체 튼튼하게 만들기: 조종석 유리창이나 비행기 몸체를 더욱 튼튼하게 만들어서 새와 부딪혀도 큰 손상을 입지 않도록 합니다. 특히 조종석 유리창은 여러 겹의 강화 유리로 만들어 새와의 충돌에도 깨지지 않도록 설계하죠.
- 실험으로 안전 확인하기: 새를 고속으로 쏘아서 비행기 엔진과 기체에 충돌시키는 실험을 통해 안전한지 확인합니다. 이러한 실험을 통해 항공기의 안전성을 더욱 높이고 있습니다.
공항의 노력
공항에서는 새들이 비행기 근처에 오지 못하도록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합니다.
- 소리로 쫓아내기: 폭발음, 총소리, 무서운 새의 울음소리 등을 이용해서 새들을 놀라게 해서 쫓아냅니다.
- 반짝반짝 빛으로 쫓아내기: 레이저, 반짝이는 풍성, 가짜 매 같은 것을 이용해서 새들이 무서워서 도망가게 만듭니다.
- 새들이 좋아하는 곳 없애기: 공항 주변에 새들이 좋아하는 풀밭이나 습지를 없애거나, 새들이 싫어하는 환경으로 바꿉니다. 예를 들어, 새들이 싫어하는 특정 종류의 풀을 심거나, 물이 고이지 않도록 배수 시설을 정비하는 것이죠.
- 새들의 이동 경로 파악하기: 레이더나 카메라로 새들의 이동 경로를 감시하고, 새떼가 나타나면 바로 쫓아냅니다.
항공사의 노력
항공사는 승객들을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데려다주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또한, 버드 스트라이크 예방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 안전 운항 규칙 만들기: 버드 스트라이크를 예방하기 위한 규칙을 만들고 조종사들에게 교육합니다. 특히 이륙 및 착륙 시에는 더욱 주의를 기울이고, 새떼가 자주 나타나는 지역을 피해서 비행합니다. 또한, 기상 상황, 시간대 등을 고려하여 버드 스트라이크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입니다.
- 꼼꼼한 정비: 비행기 정비를 할 때 버드 스트라이크로 인한 손상이 있는지 엔진, 날개, 몸체, 유리창 등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필요하면 바로 수리하거나 부품을 교체합니다.
- 손상 보고: 버드 스트라이크로 인해 비행기가 손상되었다면, 정비사는 손상 정도를 정확하게 평가하고 보고합니다. 이를 통해 비행기가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는지 판단하고 필요한 조취를 취합니다.
조종사의 역할
조종사는 비행기의 안전을 책임지는 ‘캡틴'과 같습니다. 버드 스트라이크가 발생했을 때 침착하게 대처하고, 비행 중 새떼를 발견하면 관제탑에 아려 다른 비행기들이 조심하도록 돕기도 합니다.
- 버드 스트라이크 대처 훈련: 엔진 고장, 계기 고장 등 다양한 상황에 대비하여 훈련을 받고, 비상 착륙 훈련도 합니다. 이러한 훈련을 통해 조종사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습니다.
- 새떼 발견 시 보고: 비행 중 새떼를 발견하면 관제탑에 보고하여 다른 비행기들에게 알립니다. 또한, 조종사들은 새떼가 자주 출몰하는 지역이나 시간대를 파악하여 버드 스트라이크를 예방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미국 연방 항공국(FAA)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매년 1만 건 이상의 버드 스트라이크가 보고되고 있다고 합니다 (참고: FAA Wildlife Strike Database). 하지만 보고되지 않은 사례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버드 스트라이크는 전 세계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지만, 특히 철새 이동 경로에 위치한 공항에서 더 자주 발생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버드 스트라이크가 계절과 시간대에 따라 발생 빈도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새들의 활동이 활발한 봄과 가을철에는 버드 스트라이크가 더 자주 발생하고, 새들이 주로 낮에 활동하기 때문에 낮 시간대에 발생 빈도가 더 높습니다.
버드 스트라이크 관련 용어
- 버드 인제스션 (Bird Ingestion): 새가 항공기 엔진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현상을 말합니다. 마치 진공청소기가 먼지를 빨아들이는 것처럼 말이죠.
- 런웨이 딕스커션 (Runway Excursion): 항공기가 활주로를 벗어나는 것을 말합니다. 버드 스트라이크로 인해 항공기가 손상되거나 조종 불능 상태에 빠지면 런웨이 익스커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FAQ: 자주 묻는 질문
Q1 버드 스트라이크는 얼마나 자주 발생하나요?
생각보다 훨씬 자주 발생합니다. 미국 연방 항공국(FAA)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매일 평균 50건 정도의 버드 스트라이크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공항에서 최근 5년여간 발생한 조류 충돌은 600건 정도 (참고: 조선일보)로, 공항 주변 도시개발로 인해 조류 서식지가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Q2 버드 스트라이크는 항상 심각한 사고로 이어지나요?
요즘은 항공기를 더 튼튼하게 만들기 때문에 대부분의 버드 스트라이크을 경미한 손상만 일으키거나, 아예 손상을 일으키지 않기도 합니다. 하지만, 간혹 엔진에 새가 빨려 들어가거나 조종석 유리창이 파손되는 등 심각한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처럼 버드 스트라이크는 예측하기 어렵고, 경우에 따라 큰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Q3 버드 스트라이크를 예방하기 윈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버드 스트라이크를 예방하기 위해 항공기 제작사와 공항, 그리고 조종사들은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위에서 알아본 것 처럼, 공항에서는 소음 발생 장치, 레이저, 모형 맹금류 등을 이용하여 새들을 쫓아내고, 항공기 제작사는 새와의 충돌에도 견딜 수 있도록 항공기 엔진과 기체를 튼튼하게 설계합니다. 또한, 조종사들은 버드 스트라이크 발생 시 대처 방법에 대한 훈련을 받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마치며
버드 스트라이크는 항공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이지만, 예방을 위해 꾸준히 노력을 기울인다면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공항, 항공기 제작사, 조종사는 물론, 항공사와 정비사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안전 운항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며, 승객들 또한 버드 스트라이크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안전 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 이 글을 통해 버드 스트라이크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항공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갖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참고 자료
- 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 Wildlife Strike Database
- Bird Strike Association of Canada: How Often Do Planes Experience Bird Strike?
- CNN: This is what happens when a plane collides with a bird
- AOPA: Bird and Wildlife Strikes
- U.S. Fish & Wildlife Service: Threats to Birds: Collisions-Aircraf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