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여행을 처음 계획할 때 많은 분들이 ‘비행기값도 필요 없고, 숙소도 포함이고, 밥도 주니까 가성비 끝판왕 아니야?'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실제로 크루즈는 항공, 숙박, 식사, 이동이 한 번에 해결되는 매력적이고 편리한 여행 방식이죠. 하지만 막상 배를 타보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생각보다 많이 나가는' 항목들이 의외로 많고, 계획하지 않았던 지출로 인해 예산을 초과하기도 하니까요. 게다가 크루즈 초보일수록 사소해 보이는 것들이 하나씩 쌓여 큰 지출이 되기도 하죠.
그래서 오늘은 크루즈 여행 중 실질적으로 돈을 아낄 수 있는 9가지 방법을 정리해봤어요. 꼭 뭔가를 포기하지 않아도, 그리고 알고만 있어도 지갑을 덜 열 수 있는 다양한 팁들이니, 크루즈 여행을 계획 중이시라면 이 글을 참고해서 더욱 알찬 여행을 준비해보세요!
오늘 알아볼 내용
얼리버드 또는 막판 딜을 노려라
예약 시점 | 장점 | 주의사항 |
---|---|---|
6~12개월 전 (얼리버드) | 인기 일정 확보, 다양한 객실 선택 가능 | 일부는 환불 불가 또는 변경 수수료 발생 |
2~4주 전 (막판 딜) | 빈 객실 마감 세일로 초특가 가능 | 일정·선실 선택권 제한됨, 항공권 가격은 따로 확인 필요 |
크루즈 요금은 정가가 있는 것이 아니라, 시기와 수요에 따라 다르게 책정됩니다. 일반적으로는 일찍 예약할수록 객실 선택권이 많고 가격이 안정적이지만, 때에 따라선 출발 직전에 남은 객실을 특가로 풀기도 합니다. 특히 오프시즌이나 대형 선박은 이런 막판 할인 기회가 종종 생기는데요. 다만, 마지막 순간 예약은 항공권과 연계가 쉽지 않기 때문에 가까운 출항지를 기준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답니다.
인터넷은 미리 사야 싸다
크루즈 안에서 와이파이를 쓰려면 별도의 요금제를 구매해야 합니다. 선내에서 당일 구매하면 정가로만 제공되기 때문에, 출발 전에 미리 크루즈 공식 앱이나 웹사이트에서 구입하면 최대 20~30%까지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로얄 캐리비안의 경우 ‘VOOM Surf & Stream' 요금제는 사전 구매 시 하루 $16.99 정도로 낮아지지만, 선내 구매 시 하루 $30.99 정도로 가격 차이가 확실합니다.
하지만 여행 중 꼭 인터넷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인터넷 패키지를 아예 구매하지 않는 것도 한 방법이에요. 대부분의 크루즈는 선내 앱을 오프라인에서도 사용할 수 있고, 일행과도 앱을 통해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으며, 기항지에서는 로밍이나 현지 와이파이로 대체할 수 있으니까요.
음료 패키지는 꼭 필요할 때만!
패키지 종류 | 평균 가격 (1일 기준) | 비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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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패키지 | $60~$100 | 하루 15잔 이상 마셔야 본전 |
소다 패키지 | $10~$15 | 무료 음료 고려하면 가성비 떨어질 수도 |
커피 패키지 | $8~$12 | 기항지 커피숍도 대안 가능 |
음료 패키지는 가장 많은 분들이 고민하는 항목인데요. 겉으로 보면 무제한이고 자유롭게 마실 수 있어 좋아 보이지만, 실제로 본전을 뽑으려면 매일 꽤 많은 양을 마셔야 합니다. 특히 소다 패키지는 무료로 제공되는 레모네이드, 차, 기본 커피 등과 비교하면 굳이 필요 없다고 느껴질 수도 있어요.
술을 즐기는 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해피아워 시간대나 기항지 바에서 마시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후기들이 많습니다. 특히 로얄캐리비안처럼 와인 1병과 음료 12캔까지 반입 가능한 선사에서는 음료 패키지를 구매하지 않고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답니다.
항구세 & 서비스 팁은 미리 확인해야
크루즈 요금은 얼핏 보면 ‘전부 포함'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상 많은 항목들이 별도로 부과됩니다. 그중에서도 팁(Gratuities)과 항구세(Port Chasrges)는 대부분의 크루즈 여행자들이 간과하기 쉬운 항목이죠. 크루즈 예약 사이트나 가격 비교 플랫폼에서는 이 항목들이 ‘기본 요금'에서 빠져 있는 경우가 많아서, 최종 결제 단계에 가서야 비용이 확 뛰곤 합니다.
팁: 승무원에게 주는 일일 팁은 보통 선사에서 정해둔 금액이 자동으로 부과되는데요. 금액은 보통 1인당 하루 $14~20 사이이며, 이는 하우스키핑, 레스토랑 서버, 바텐더 등 다양한 승무원들의 서비스에 대한 감사 표시입니다. 일부 고급 객실(스위트)이나 특별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엔 이보다 더 높은 팁이 책정되기도 합니다.
항구세: 항구세는 크루즈가 기항하는 항구마다 선사 측이 항만청에 지불해야 하는 비용인데, 이 역시 여행자의 요금에 포함되어 청구됩니다. 기항지가 많을수록 요금이 올라가며, 인당 $100~$250 정도의 금액이 추가로 붙습니다. 이 역시 요금표엔 ‘Taxes, Fees & Port Expenses'라는 식으로 뭉뚱그려져 있어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놓치기 쉽습니다.
- Gratuities가 요금에 포함되어 있는지, 별도 청구인지 확인
- 예약 시 “세금 및 수수료 포함(포함된 금액)” 표기가 있는지 체크
- 선불로 팁을 지불할 경우 할인 또는 프로모션 혜택이 있는지도 확인
특히 가족 단위나 장기 크루즈의 경우, 이 비용이 총액에서 큰 비중을 차지할 수 있으니 예약 전 반드시 상세 요금 내역을 확인해야 합니다. 여행 후반에 예상보다 큰 금액의 청구서가 나오는 걸 방지하려면, 처음부터 투명하게 계산하고 계획하는 것이 최선의 절약 방법입니다.
기항지 투어는 외부 예약도 고려해보자
기항지 투어는 크루즈 여행의 핵심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크루즈사가 제공하는 투어 상품은 가격이 높은 편이고, 단체로 움직이기 때문에 일정이 딱딱하고 유연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안전과 편의성을 보장해준다는 면에서 장점이 크지만, 비용 절감이 목적이라면 외부 플랫폼이나 현지 업체를 활용하는 것도 충분히 괜찮은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플랫폼 | 특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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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ator | 전 세계 투어 상품 보유, 후기가 많고 신뢰도 높음 |
Klook | 아시아 루트에 강함, 한글 지원 가능 |
GetYourGuide | 유럽 기항지에서 강세, 모던한 인터페이스 |
예를 들어 크루즈사의 로마 투어가 $120 이상일 때, Viator에서는 거의 동일한 일정을 $60~80선에 예약할 수 있답니다. 또한, 자유 시간이 더 많거나 소규모 투어로 운영되기 때문에 일정 관리가 유연하다는 장점도 있어요.
⚠️ 주의할 점: 외부 투어를 선택한다면 배 출항 시간까지 반드시 돌아와야 합니다. 선사의 공식 투어가 아닌 경우, 늦으면 배가 기다려 주지 않거든요. 그러니 여유 있는 일정인지 반드시 체크하고, 가능하다면 오전 출발 상품을 선택하세요.
‘배정형 객실'로 업그레이드 기대하기
여행 예산을 아끼고 싶다면, 크루즈 예약 시 가장 저렴한 ‘배정형 객실(Guarantee Room)'을 선택해보세요. 이 옵션은 객실의 정확한 위치를 선택할 수는 없지만, 같은 등급 내에서 무작위 배정되며 때때로는 무료 업그레이드 혜택을 받을 수도 있는 구조입니다.
예를 들어 내부 객실(Inside Room)을 예약했지만, 승객 수가 적거나 스위트 객실이 많이 남은 경우에는 바다 전망 객실(Oceanview)이나 발코니 객실(Balcony Room)으로 업그레이드되는 경우도 많아요.
또한 일부 선사는 ‘업그레이드 입찰 제도(Bid Upgrade)'를 운영합니다. 저렴한 객실을 예약한 후, 일정 금액을 입찰해 더 좋은 객실로 옮길 수 있는 기회를 주는 프로그램이에요.
선사 | 입찰 프로그램 이름 |
---|---|
Norwegian Cruise Line | Upgrade Advantage |
Royal Caribbean | RoyalUp |
Celebrity Cruises | MoveUp |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원래는 1박에 $300 이상인 발코니 객실을 $50~100 수준의 추가 금액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깁니다. 업그레이드가 무조건 보장되는 건 아니지만, 뛰어난 가성비로 ‘럭셔리 룸'을 노릴 수 있는 아주 효과적인 전략이죠.
무료 음식, 생각보다 많다
크루즈에서는 거의 모든 식사가 요금에 포함되지만, ‘스페셜티 레스토랑'이라는 이름으로 유료 레스토랑이 따로 운영되기도 합니다. 다양한 메뉴를 시도해볼 수 있고 분위기도 고급스러워서 한두 번쯤은 가볼 만하지만, 매일 이용하기엔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에요. 그런데 놀랍게도 기본 요금만으로도 맛있고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정말 많습니다.
무료로 이용 가능한 식당 예시:
- 메인 다이닝룸(Main Dining Room): 아침, 점심, 저녁 모두 코스로 제공됨
- 뷔페 레스토랑: 다양한 나라의 음식, 즉석 조리 메뉴 제공
- 피자 바, 햄버거 바, 핫도그 스탠드: 대부분 24시간 운영
- 아이스크림 머신, 디저트 바: 자유롭게 이용 가능
- 일부 선사 룸서비스: 아침 시간 한정 무료 제공
💡 TIP: 메인 다이닝룸은 뷔페보다 한산하고, 서비스도 좋아 조용히 식사하기 좋습니다. 조식도 오믈렛, 팬케이크, 스테이크 등 다양한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데, 이 사실을 잘 모르고 뷔페에 가는 분이 많답니다.
기념품은 배보다 기항지에서
크루즈 선내 면세점은 다양한 브랜드와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가격 면에서는 ‘득템'이라고 하긴 어려운 편입니다. 특히 크루즈 전용 기념품(로고가 박힌 컵, 모자, 티셔츠 등)은 품질에 비해 가격이 비싼 경우가 많은데요. 반면, 기항지의 로컬 마켓에서는 선택지가 더 다양할 뿐만 아니라,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기념품을 구입할 수 있답니다.
기념품 | 선내 가격 | 기항지 가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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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그넷 1개 | $5~8 | $2~3 (또는 3개에 $10) |
로컬 수공예품 | 없음 또는 $20 이상 | $10~15 |
향신료/올리브오일 등 식품 | $15~25 | $5~12 |
💡 TIP: 기항지에서 지역 특산물이나 수공예품을 사는 것도 여행의 또 다른 재미입니다. 쿠사다시에서는 터키산 로즈워터나 바클라바, 산토리니에서는 그리스산 와인이나 수제 비누 등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죠. 단, 액체류는 기내 반입 규정을 확인하고 구매하세요.
셀프 세탁으로 지출 줄이기
크루즈 여행 중 중간에 옷을 빨아야 할 때가 생기죠. 수영복, 속옷, 운동복처럼 자주 갈아입는 옷은 세탁이 필수인데, 선내 세탁 서비스는 단품 기준으로 요금이 꽤 비쌉니다 (참고: 크루즈 여행 중 빨래는 어떻게?).
그래서 많은 여행자들이 셀프 세탁룸이 있는 크루즈를 선호하는데요. 셀프 세탁기의 사용료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여행 전에 세제와 작은 빨래망 정도만 챙겨가면 훨씬 편리하고 효율적이죠.
하지만 모든 크루즈에 셀프 세탁시설이 있는 건 아닙니다. 셀러브리티 크루즈나 일부 럭셔리 선사는 셀프 세탁 서비스를 아예 제공하지 않기도 하거든요. 이런 경우엔 휴대용 세탁 키트와 빨랫줄을 준비하면 훌륭한 대안이 됩니다. 속옷이나 수영복 정도는 객실의 화장실에서 손세탁하고, 휴대용 빨랫줄을 이용해 객실이나 발코니에 걸어 말릴 수 있으니까요.
- 휴대용 세탁 키트(세제 + 고무마개 + 미니 빨래망 등) 챙기기
- 작은 빨랫줄과 빨래집게 준비
- 발코니 객실이라면, 햇볕 잘 드는 발코니에 말리기 (단, 풍속에 주의!)
마치며
크루즈는 기본적으로 편안하고 여유로운 여행입니다. 숙소, 식사, 이동이 한 번에 해결되니 얼핏 보면 모든 게 포함된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예상치 못한 지출 포인트가 곳곳에 숨어 있죠. 커피 한 잔, 와이파이, 기항지 투어까지 – 사소해 보여도 쌓이면 꽤 큰 부담이 됩니다.
하지만 오늘 소개한 9가지 절약 팁처럼, 꼭 필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고, 미리 준비하고, 작은 부분까지 꼼꼼히 챙기면 여행은 훨씬 더 가볍고 만족스럽게 바뀔 수 있답니다. 단순히 돈을 아끼자는 게 아니라,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진짜 즐기고 싶은 순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이 글의 목적입니다.
처음 크루즈를 타는 분들이나 예산 안에서 최고의 경험을 하고 싶은 분들께 이 글이 도움이 되었다면 좋겠어요. 다음 크루즈 여행에서는 오늘 소개한 팁들을 하나씩 적용해보면서, 더 알차고 똑똑한 여행을 만들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