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 가득한 신혼여행!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기 위해 어떤 여행을 떠날지 고민하는 예비 신혼부부가 많을 텐데, 나는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신혼여행을 꿈꾸고 있다. 바로 이탈리아 지중해 크루즈 여행이다.
이 글에서는 내가 신혼여행지로 크루즈를 선택하게 된 계기, 크루즈 선사 및 배를 고르는 과정, 그리고 그 과정에서의 고민과 참고했던 사이트들을 소개하려 한다. 뻔한 신혼여행 코스에서 벗어나 조금 더 특별하고 로맨틱한 여행을 꿈꾸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오늘 알아볼 내용
STEP 1. 신혼여행지 고르기
나와 예랑이는 내년 4월 신혼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그리고 결혼 후 함께하는 첫 여행이라 결혼을 약속한 올해 2월쯤부터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10개월 동안 다양한 신혼여행 아이디어가 오갔지만, 언제나 결론은 ‘이탈리아 크루즈'였다. 보통 신혼여행지를 정할 때 ‘휴양 vs 관광' 중 고민을 많이 하는데, 우리는 그런 고민조차 없었다. 처음부터 ‘이탈리아에 간다, 그리고 크루즈를 탄다'는 생각뿐이었다.
이탈리아 + 크루즈
유럽으로 신혼여행을 가는 이들 중 이탈리아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커플레에 이탈리아는 단순히 여행지를 넘어선 의미를 가진다. 둘 다 이탈리아의 음식, 문화, 사람들까지 모든 것을 좋아한다. 특히 예랑이는 “유럽에서는 이탈리아 말고 딱히 가보고 싶은 곳이 없다”라고 말할 정도로 이탈리아에 진심인 사람이다. 그래서 신혼여행지는 자연스럽게 이탈리아로 정해졌다.
그런데 신혼여행으로 크루즈라니, 조금 특이한 선택이다. 사실 예랑이는 한국에서 물과 관련된 일(?)을 했었고, 예전부터 크루즈 여행을 해보고 싶어 했다. 예랑이가 크루즈 이야기를 할 때마다 나도 점점 관심이 생겼고, ‘힘들게 짐을 끌고 다니는 관광보다는 크루즈가 낫겠다'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밤에는 편안히 잠들고, 아침이 되면 새로운 도시에 도착해 있는 ‘움직이는 호화 호텔' 같은 느낌이 들었고, 무척 편하게 느껴졌다. 게다가 숙박, 식사, 각종 액티비티와 공연까지 모두 선상에서 즐길 수 있어 시간 활용도 좋았다.
관광지 vs. 휴양지
보통 신혼여행지를 고민할 때 ‘관광 vs 휴양'을 먼저 생각한다. 새로운 곳을 둘러보고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다면 관광, 조용하고 한적한 곳에서 둘만의 시간을 원한다면 휴양을 선택하는 편인 것 같다. 개인의 취향과 여행 스타일에 따라 다르겠지만, 결혼 준비로 지친 몸과 마음을 생각하면 휴양지가 낫다는 의견도 많다.
신혼부부들에게 인기 있는 신혼여행지를 꼽자면 다음과 같다.
- 관광지: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미국 등
- 휴양지: 발리, 몰디브, 세이셸, 피지, 칸쿤, 하와이 등
- 하이브리드: 뉴욕 + 하와이/칸쿤 조합
하지만 우리는 처음부터 ‘이탈리아 + 크루즈'라고 정해놨기 때문에, 이런 고민을 전혀 할 필요가 없었다. 흔치 않은 조합이긴 하지만, 관광과 휴양을 모두 잡을 수 있어 딱 맞는 선택이었다.
팁 1: 요즘은 관광만, 혹은 휴양만 하는 신혼여행을 지루하게 생각하는 커플이 많다. 이런 경우, 뉴욕 + 하와이 같은 조합으로, 뉴욕에서 3일간 관광 후 하와이나 칸쿤으로 옮겨 4일간 휴양하는 식으로 섞어 간다. 이렇게 관광지와 휴양지를 적절히 조합하는 것도 좋다.
팁 2: 결혼 후에는 주로 관광지를 찾게 되는 경우가 많으니, 신혼여행 때만큼은 평소 잘 가지 않을 휴양지를 선택하라는 의견도 있다. 이렇게 관광지와 휴양지를 적절히 조합하는 것도 좋다.
팁 3: 해외에서는 흔한 휴양지 대신 크루즈를 선택해 이색적인 신혼여행을 즐기는 부부들도 많다. 기항지 관광보다 크루즈 선내의 럭셔리한 경험과 올 인클루시브 서비스를 선호하는 경우, 기항지는 무시하고 저렴한 노선을 선택한 뒤 객실을 업그레이드한다. 예를 들어 허리케인 시즌(7~10월)에는 캐리비안이나 바하마 크루즈가 비교적 저렴하게 나오는데, 이 시기에 스위트룸 이상으로 업그레이드해 로맨틱한 시간을 보내는 식이다.
예를 들어, 노르웨지안 크루즈의 헤이븐 (Haven) 객실은 전용 라운지, 레스토랑, 스파 등을 이용할 수 있어 프라이빗하고 럭셔리한 여행을 원하는 신혼부부들에게 인기라고 한다.
STEP 2. 크루즈 고르기
크루즈를 고르는 과정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먼저 선사를 선택하고, 그 선사에서 운영하는 배 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는 식이었다.
크루즈 선사
크루즈 선사는 정말 다양하다. 따라서, 여행 스타일, 취향, 연령대,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 등을 신중하게 고려해서 선택해야 한다. 예를 들어, 럭셔리하고 프라이빗한 여행을 원하면 큐나드, 오세아니아, 리젠트 세븐시즈 같은 업스케일 선사를, 아이 없는 여행을 원하면 18세 이상만 탑승 가능한 버진 크루즈를 고려하면 된다. 우리는 ‘맛있는 음식'과 ‘다양한 액티비티'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밥이 맛있다'는 평가를 받는 선사는 단연 셀러브리티 크루즈였다. 하지만 셀러브리티의 주 이용 연령대가 40대 이상으로 우리보다 조금 높았다. 프린세스, 큐나드 등과 함께 중상급 퀄리티를 자랑하지만, 액티비티나 놀이시설은 부족하다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한 살이라도 더 어린 지금 아니면 언제 이런 액티비티들을 즐겨보겠나' 하는 마음으로 로얄캐리비안을 선택했다. 로얄캐리비안은 워터슬라이드 등 신식 시설이 많아 젊은 층과 아이들에게 인기다. 그리고 셀러브리티와 같은 회사이기 때문에 음식 맛도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크루즈선
크루즈 선은 생각보다 선택 폭이 좁았다. 로얄캐리비안이 지중해에서 운항하는 배 중 비교적 최근에 건조된 배가 오디세이호(2020년)와 얼루어호(2009년) 정도였다. 나는 얼루어도 평이 좋고 가격이 더 저렴해서 얼루어도 괜찮다 생각했는데, 예랑이는 '15년 된 배는 마치 400,000km를 달린 자동차나 다름 없다'며(…) 오디세이호를 강력 추천했다. 오디세이호는 최근 건조된 배라 탑승객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았고, 우리도 이 배의 시설과 액티비티들이 마음에 쏙 들었다.
크루즈 노선
선사와 배를 정했다면 이제 노선을 결정해야 한다. 우리는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2박 후 로마로 이동해 크루즈를 타기로 했기에 로얄캐리비안 공식 웹사이트에서 다음 조건으로 크루즈 상품을 검색했다.
- 날짜: 2025년 5월
- 기간: 6~8일
- 배: 오디세이호 (Odyssey of the Seas)
- 출항지: 로마 (치비타베키아 항구)
이렇게 검색했더니 검색 결과가 딱 하나 나왔다. ‘7박 그리스섬 크루즈 (7 Night Greek Isles Cruise)'라는 상품이었고, 로마 – 산토리니 – 에페소 – 미코노스 – 나폴리 – 로마로 이어지는 7박 8일 일정이었다. 이탈리아의 도시만 방문하는 패키지는 아니었지만, 우리가 꼭 가보고 싶었던 로마와 나폴리는 포함되어 있어 만족했다.
사실 루트 자체는 얼루어호가 도는 지중해 서부 크루즈 (바르셀로나 – 마요르카 – 피렌체 – 로마 – 나폴리 – 바르셀로나)가 더 마음에 들었지만, 배가 오래되어 시설이 좀 낡은 편이라 그리스 크루즈로 결정했다.
고민했던 부분
신혼여행지, 여행 방식, 선사, 배 노선까지 정하는 과정에서 고민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가장 큰 고민은 ‘비용'과 ‘여행 방식'이었다.
비용 측면에서는, 우리처럼 기항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면 크루즈 비용이 꽤 높아진다. 로마까지의 항공료와 크루즈 비용을 고려했을 때, 플로리다나 캐나다 밴쿠버에서 출발하는 크루즈보다 훨씬 비쌌다. 하지만 우리는 적당히 휴식을 취하면서 이탈리아를 포함한 다양한 도시들을 둘러보고 싶었기에 지중해 크루즈를 선택했다.
두 번째 고민은 여행 방식이었다. 레딧 같은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이탈리아 여행이 주목적이라면 크루즈보다는 직접 도보로 여행하는 것을 추천한다는 글들이 많았다. 크루즈는 짐을 끌고 다니지 않아 편리하지만 기항지에 머무는 시간이 제한적이다. 배 자체는 항구에 대략 12시간 정도 머물지만, 수속 시간과 항구에서 도심까지 이동 시간을 빼면 실제로 관광할 수 있는 시간은 4시간 남짓이라고 한다.
우리는 몇 개의 도시를 느긋하고 여유있게 둘러보고 싶었으나, 신혼여행 특성상 결혼식 직후라 힘들 수도 있고, 앞으로도 또 이탈리아에 방문할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번엔 각 도시의 분위기를 살짝 맛보는 일종의 ‘프리뷰' 여행으로 생각하고, 다음 번에 제대로 도보 여행을 하기로 했다.
도움이 된 자료 & 사이트
크루즈 여행을 계획하며 많은 도움이 되었던 자료들과 사이트들을 소개한다.
먼저 트래블와이즈의 글들이다. 우리 팀에서 직접 작성한 글들이지만, 신혼여행 아이디어나 계획을 세우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 한국 신혼부부에게 제일 인기 많은 신혼여행지 BEST 17
- 신혼여행, 어디로 갈까? 휴양지 vs. 관광지
- 크루즈 여행, 처음이라 막막하다면? 초보 크루즈 여행자를 위한 가이드북
- 지중해 크루즈 여행, 이것만 알면 끝! 똑똑하게 준비하고 알차게 즐기는 법
- 세계적인 크루즈 선사 BEST 20 총정리
다음은 크루즈 신혼여행 아이디어를 얻은 곳들이다.
- 레딧 (Reddit): 해외판 디시인사이드 같은 곳으로, ‘크루즈', ‘허니문', ‘로얄캐리비안' 레딧에서 많은 정보를 얻었다.
- 크루즈크리틱: 크루즈 마니아들이 모인 곳으로, 후기부터 할인 정보, 각종 팁까지 다양한 정보를 공유한다.
크루즈 노선을 검색할 때 이용한 사이트는 다음과 같다.
- 로얄캐리비안: 로얄캐리비안의 공식 사이트로, 날짜, 기간, 출항지, 배 등을 설정하고 검색하면 운항 루트를 보여준다.
- 크루즈플럼: 전 세계의 크루즈 상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사이트로, 가입 후 세세한 필터를 사용할 수 있다.
- 크루즈컴피트: 원하는 크루즈 상품을 선택한 뒤 견적 요청을 하면 다양한 여행사로부터 견적을 받을 수 있는 사이트다.
마치며
이렇게 나는 신혼여행지로 이탈리아 지중해 크루즈를 선택하고, 로얄캐리비안의 오디세이호를 타고 6박 7일 동안 여행하기로 했다. 다음 글에서는 본격적인 크루즈 예약 과정을 다룰 예정이다. 크루즈를 더 저렴하게 예약하는 방법, 예약 시 꼭 확인해야 할 사항, 객실 선택 팁, 그리고 예약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다양한 문제까지 다룰 계획이다. 흔한 신혼여행 코스에서 벗어나 특별하고 로맨틱한 경험을 꿈꾸는 이들에게 작은 힌트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