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도시 중 하나다. 테러로 인하여 한동안 주춤했지만, 이제는 예전의 활기를 되찾았다는 기사도 있다. 아마도 파리는 누구나 한 번쯤 가보고 싶은 도시 목록에 들어 있을 거다. 예술이 있고, 낭만이 있고, 도시 이름 그 자체가 관광 아이콘처럼 보이는 곳이니까.
파리에 가보자. 낮에는 수많은 박물관과 갤러리를 돌며 미의 세계에 흠뻑 빠지거나 부띠끄를 돌며 멋의 세계에 젖다가, 저녁이면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맛난 음식과 포도주로 이국의 정취에 빠져든다. 그리고 그때 창밖으로 환히 불을 밝힌 에펠탑이 눈에 들어온다. 낮에 본 에펠탑과는 또 다른 아름다움!
에펠탑은 파리의 랜드마크다. 규모도 그렇고 역사도 그렇고 위치도 그렇고, 많은 이들이 파리라는 도시명에서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에펠탑일 것이다. 그런데 그런 랜드마크 앞에서 사진을 찍지 말아야 한다면?
영국의 뉴스 미디어 더 썬 (The Sun)에 따르면, 야간에 에펠탑 사진을 찍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법이란다. 왜냐하면, 그 조명에 저작권이 있으니까. 물론 조명이 켜지기 전에는 상관없다. 하지만, 저녁이 되고 에펠탑에 불이 켜지면 사정이 달라진다. 에펠탑 관리자에 따르면 “타워에 켜진 빛은 예술 작품”이기에, 유럽 저작권법에 따라 밤에 불 켜진 에펠탑 사진을 찍으려면 누구나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것. 갤러리에서 예술 작품 사진을 마음대로 찍을 수 없는 것처럼.
정말 그럴까? 밤마다 에펠탑을 향해 셔터를 누르는 이들이 모두 허락을 받은 것일까? 특별한 목적으로 찍는 것이라면 모를까, 일반 관광객이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CNN 등 저명 언론에서도 인용하는 팩트 체크 사이트의 설명을 보자.
스놉스는 조사 결과 허락 없이 밤에 에펠탑 사진을 찍는 것은 불법이 맞다고 했다. 그렇다면, 여행 후 집에 돌아와 그 사진을 소셜 미디어에 올리면 저작권 관련 메일을 받게 될까?
원칙적으로는 맞단다. 에펠탑 자체는 저작권이 없지만, 조명이 켜진 에펠탑 사진을 배포하는 것은 그 조명을 설치한 예술가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것이니까. 그 조명이 아니라면 에펠탑은 밤에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도 못하고. 하지만 실제 법 집행은 다른 차원일 수 있다고 했다. 개인이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올린 이런 사진에 일일이 대응하는 것은 저작권자에게 실질적인 이득도 없으니까. 아직 프랑스 법원에서도 이 문제를 다룬 적도 없단다.
그러나 상업적 이용이라면 문제가 다르다. 출판 목적이라든지, 상업적인 웹사이트에 올린다든지, 어떤 형식이든 상업적 이용이라면 반드시 허락을 받아야 한다. 스놉스의 마지막 문구가 인상적이다. “스놉스도 상업적인 웹사이트이기 때문에, 우리도 이 기사에 낮에 찍은 에펠탑 사진을 올립니다.”
세줄 요약
- 에펠탑 자체는 저작권이 없어서 사진 찍는데 제약이 없다.
- 밤에 조명이 밝혀진 에펠탑은 그 조명에 저작권이 있다.
- 조명이 켜진 에펠탑 사진을 개인이 개인 용도로 소셜 미디어에 올리는 것은 문제없어 보이지만,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면 반드시 저작권자 허락을 받아야 한다.